[목차]
제1부 미리 말하랬잖아
미리 말하랬잖아
생활기록부
쏠림
빵 셔틀
교문
번데기
징계가 좋다
인간 담배
소변기 사용법
좋은 날이니까
잠꼬대
문제아


제2부 물로 본다
벌레

속이 허해서
오늘은 집에 들어갈게요
플라타너스나무 아래에서
높임말
슬픈 종착
독도에서 쓰는 편지
개살구

물로 본다


제3부 가출의 내력
도둑
영어 회화
악취미
버르장머리
인형 장례식
가출의 내력
까짓것
집으로 왔다
아버지의 청춘가
홍두깨에 꽃이 핀다
도둑과 경찰


제4부 청춘 연하장
첫사랑
우울증
애송이
속울음
청춘 연하장
자존심 상한 날
네가 있어야
나는 네가 맨 나중이다
별 볼 일 많아졌지
이름을 불러 줄 때까지
사랑
양파
내가 축구공을 사랑하는 이유


제5부 나를 이루는 것들
공터
자살바위
한 그루
고양이
여행

가슴우리
누군가 울면서 너를 바라볼 때
작은 램프
역지사지
모기향
나를 이루는 것들


해설│류수연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단단한 무릎으로 파도를 맞이하라.”
이정록 시인이 보내는 청춘 응원가

어른들에게 청소년은 항상 ‘학습하는 자’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까짓것』에서 청소년들은 공부보다는 다른 쪽에 걱정과 관심이 더 많다. 어른과 아이들의 소통은 그렇게 어긋난다. 그런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그들의 잣대를 들이대 문제아로 규정한다. 그래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아프고 시리다.
『까짓것』은 위트와 해학이 넘치는 이정록 시인의 청소년시집이다. 시인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른들의 시선으로 청소년을 평가하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꼬집는다. 나아가 33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뒹굴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넨다. 어른들의 편견과 선입견에 놓인 청소년들,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 가정 문제로 방황하는 청소년들, 사랑하고 이별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시집 곳곳에 담았다. 청소년 스스로 그들 내면의 목소리를 듣길 바라고, 주변을 걷어 내어 자신의 본 모습을 찾길 바라는 시인의 응원이 함께 한다.

“왜 말하지 않았냐고요, 언제나 미리 말했잖아요.”
어른들에게 온몸으로 던지는 아이들의 진솔한 목소리

“왜 말하지 않았니?”라고 묻는 부모에게 아이는 자신이 수많은 언어로 말해 왔음을 강변한다(「미리 말하랬잖아」, 10~11쪽). 어른들은 아이들의 몸의 대화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어른들에게 아이들의 생활은 단지 기록되어야만 할 뿐이다(「생활기록부」, 12쪽). 어른들은 꿈이 깨질까 봐 멈칫거리는 아이들을 문제아로 바라본다. 문제아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은 문제아가 아니지만 문제아로 자라기 시작한다(「문제아」, 30쪽).

실외 조회 시간에
사람이 키워서는 안 될
개 두 마리에 대해 들었다
그건 편견과 선입견이라고 했다
일견, 맞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무슨 돈으로
편견과 선입견을 분양받았을까
교과서나 문제집에 껴들어 왔겠지
가슴과 머리에 개털이 날린다면
그건 분명 어른들이 버린 개가 쳐들어온 거다
― 「쏠림」 부분(14쪽)


끝까지 지키고 버텨야 할 것을
둥글게 말아 꼭 품고 있다.
부레가 꺼져서 얼굴을 덮는다.
오금이 저린지 다리를 꼰다.
날개로는 담요를 만들어서 덮는다.
― 「번데기」 부분(19쪽)


에그 답이 없어! 문제덩어리 수학책이
잠꼬대 가득한 사물함에 갇힌다
줄을 선 잠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