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1부 되게 귀여워요
되게 귀여워요
장기를 배우다
허밍 선생님
사투리
먼 나라에서 온 옆 짝 친구
말도 안 돼
아빠의 가구 조립
할아버지와 모래시계
폭포와 분수
담쟁이
새 됐다
연 만들기
공작새 꼬리와 선생님 수염
코끼리 코 돌기
시래기 된장국을 먹다
오목 대결
제2부 내 그럴 줄 알았지
질문 있어요
엄마의 고병
고병이란
헌법소원 내고 싶어요
젊은 시인
벌레가 되라고
‘비’의 상상력
할아버지와 한 마리 새
팔 없는 할아버지
내 그럴 줄 알았지
할아버지의 눈물
그래서 어쩌라고
우물 안 개구리
개새끼가 뭐예요
혼날 줄 알아
오징어 날다
제3부 궁금 바이러스
궁금 바이러스 1
그땐 그랬지
사춘기의 시작
썸을 끝내다
남자 친구가 생겼다
마술은 왜 걸려
궁금 바이러스 2
새 신발을 샀다
쿨하게 보내 줄게
궁금 바이러스 3
학생회장 선거
짱뚱어
명심보감을 썼다
백지장이 뭐지
서로 에너지가 되었다
제4부 그런 내가 싫었다
처음 면도하던 날
시간에 길을 내다
사하기인가
한 송이 구름
나는 청개구리 띠다
헌혈을 하다
외식하는 날
나는 시...제1부 되게 귀여워요
되게 귀여워요
장기를 배우다
허밍 선생님
사투리
먼 나라에서 온 옆 짝 친구
말도 안 돼
아빠의 가구 조립
할아버지와 모래시계
폭포와 분수
담쟁이
새 됐다
연 만들기
공작새 꼬리와 선생님 수염
코끼리 코 돌기
시래기 된장국을 먹다
오목 대결
제2부 내 그럴 줄 알았지
질문 있어요
엄마의 고병
고병이란
헌법소원 내고 싶어요
젊은 시인
벌레가 되라고
‘비’의 상상력
할아버지와 한 마리 새
팔 없는 할아버지
내 그럴 줄 알았지
할아버지의 눈물
그래서 어쩌라고
우물 안 개구리
개새끼가 뭐예요
혼날 줄 알아
오징어 날다
제3부 궁금 바이러스
궁금 바이러스 1
그땐 그랬지
사춘기의 시작
썸을 끝내다
남자 친구가 생겼다
마술은 왜 걸려
궁금 바이러스 2
새 신발을 샀다
쿨하게 보내 줄게
궁금 바이러스 3
학생회장 선거
짱뚱어
명심보감을 썼다
백지장이 뭐지
서로 에너지가 되었다
제4부 그런 내가 싫었다
처음 면도하던 날
시간에 길을 내다
사하기인가
한 송이 구름
나는 청개구리 띠다
헌혈을 하다
외식하는 날
나는 시인이다
나의 혈액형은
거울 속에는
시험 울렁증
착한 아이
꿈꿀 시간이 없어졌다
멍 때리기 대회에서
그런 내가 싫었다
나는 오늘도 멀미를 한다
해설│오연경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핑퐁처럼 오가는 너와 나의 말,
세상 모든 것에 말을 걸 준비가 된 녀석들
청소년기를 학교 갔다가 집에 오고 다시 학교 가는 별다를 것 없는 태평한 시절이라 여긴다면 오산이다. 『궁금 바이러스』에는 훈계나 조언을 시작하려는 어른들에게 ‘바보 같은 질문짓’을 멈추지 않는 청소년들이 있다. 어른들 눈으로 보면 쓸데없이 궁금한 게 많은 놈이지만 사실 이 아이는 세상 모든 것에 말을 걸 준비가 된, 제 뜻대로 살아갈 ‘멋진 놈’이다.
1~4부에 수록된 63편은 따옴표로 인용한 듯 고유한 색깔을 뿜어대는 아이들의 말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자기만의 전략으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이 라이브 방송과 함께하는 동안 청소년들은 자신의 ‘오늘’이,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올챙이도 개구리를 알 리가 없잖아?”
궁금 바이러스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한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엄마,/나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거 싫잖아./그런데, 왜 나를 엄마의 우물에 가두려고 해?”(「우물 안 개구리」), “우리 머리와 몸이 서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궁금 바이러스 1」), “넌 왜 가르마를 왼쪽으로 탔어?”(「궁금 바이러스 3」), “나에게 ‘착하다’는 말은 무엇일까.”(「착한 아이」).
엄마!
‘올챙이 개구리 적 모른다’가 맞을까?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가 맞을까?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가 맞지. 그치?
그런데 올챙이도 개구리를 알 리가 없잖아.
‘올챙이 개구리 적 모른다’도 맞잖아. 그치?
사실 엄마 심정, 나 잘 이해 안 돼.
말을 하지 않고 참았다가는 그냥 폭발할 것 같아서
“그래서 어쩌라고?” 한마디 했더니
엄마 속을 긁는다고 버럭했잖아.
나 급실망해서 아무 대답도 못 했어.
엄마가 이야기하는 거
다 억지 같고 강요 같았어.
엄마, 나 아직은 올챙인가 봐.
「그래서 어쩌라고」 전문
서술형 평가를 망쳤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의 뜻을 서술하는 문제였는데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불가능한 일도 이룰 수 있다’라고 썼는데
부분 점수도 인정해 주지 않았다.
이의 제기를 했다.
틀린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찾아갔는데
공부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틀린 건 아니잖아요. 배운 것에 갇혀 있는 것보다 낫잖아요?
공부한 것에 너무 갇히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이...핑퐁처럼 오가는 너와 나의 말,
세상 모든 것에 말을 걸 준비가 된 녀석들
청소년기를 학교 갔다가 집에 오고 다시 학교 가는 별다를 것 없는 태평한 시절이라 여긴다면 오산이다. 『궁금 바이러스』에는 훈계나 조언을 시작하려는 어른들에게 ‘바보 같은 질문짓’을 멈추지 않는 청소년들이 있다. 어른들 눈으로 보면 쓸데없이 궁금한 게 많은 놈이지만 사실 이 아이는 세상 모든 것에 말을 걸 준비가 된, 제 뜻대로 살아갈 ‘멋진 놈’이다.
1~4부에 수록된 63편은 따옴표로 인용한 듯 고유한 색깔을 뿜어대는 아이들의 말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자기만의 전략으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이 라이브 방송과 함께하는 동안 청소년들은 자신의 ‘오늘’이,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올챙이도 개구리를 알 리가 없잖아?”
궁금 바이러스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한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엄마,/나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거 싫잖아./그런데, 왜 나를 엄마의 우물에 가두려고 해?”(「우물 안 개구리」), “우리 머리와 몸이 서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궁금 바이러스 1」), “넌 왜 가르마를 왼쪽으로 탔어?”(「궁금 바이러스 3」), “나에게 ‘착하다’는 말은 무엇일까.”(「착한 아이」).
엄마!
‘올챙이 개구리 적 모른다’가 맞을까?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가 맞을까?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가 맞지. 그치?
그런데 올챙이도 개구리를 알 리가 없잖아.
‘올챙이 개구리 적 모른다’도 맞잖아. 그치?
사실 엄마 심정, 나 잘 이해 안 돼.
말을 하지 않고 참았다가는 그냥 폭발할 것 같아서
“그래서 어쩌라고?” 한마디 했더니
엄마 속을 긁는다고 버럭했잖아.
나 급실망해서 아무 대답도 못 했어.
엄마가 이야기하는 거
다 억지 같고 강요 같았어.
엄마, 나 아직은 올챙인가 봐.
「그래서 어쩌라고」 전문
서술형 평가를 망쳤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의 뜻을 서술하는 문제였는데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면 불가능한 일도 이룰 수 있다’라고 썼는데
부분 점수도 인정해 주지 않았다.
이의 제기를 했다.
틀린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찾아갔는데
공부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틀린 건 아니잖아요. 배운 것에 갇혀 있는 것보다 낫잖아요?
공부한 것에 너무 갇히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이미 알려져 있는 생각의 틀, 상상의 틀을 뛰어넘으라면서요.
「백지장이 뭐지」 부분
이 시집에는 청소년들이 속으로만 삼켰던 질문들이 가득하다. 어른들은 이 물음에 어떤 답을 할까?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무시하거나 속 긁는다며 버럭 화를 내는 순간 청소년들은 입을 꾹 다물고 ‘바보 같은 질문’을 속으로 삼킨다. 이 시집을 읽는 청소년들은 “맞아, 사실은 나도 궁금했어!” 공감하다 어느새 마음속 깊이 감춰 두었던 자신의 궁금 바이러스가 다시 꿈틀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안 된다’는 말을 자꾸 들어도, 꿈꿀 시간이 없어져도
내 시간에는 내 길을 내겠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청소년들은 꿈꿀 시간을 빼앗긴다. “아니, 함부로 아무 꿈이나 꿔서도 안 되었다./시험이 먼저였고/내신이 먼저”(「꿈꿀 시간이 없어졌다」)가 되는 삶을 강요받는다. 어른들이 자주 잊는 사실이 있는데, 보편적인 삶을 거부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도 두렵긴 마찬가지이다.
나는 박수 쳐야 할 때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냥 남들이 칠 때 따라 치면 되지만
나는 그게 싫었다.
내가 치고 싶을 때 치고
남들이 치지만 내 맘에 안 들 때는
열중쉬어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내 맘대로 안 되었다.
그런 내가 싫었다.
― 「그런 내가 싫었다」 부분
그럼에도 이 시집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한 조각 구겨진 휴지처럼 어딘가에/뒹굴고 있을 나의 구름/아, 나의 꿈”(「한 송이 구름」)을 다시 찾기 위해 애쓴다. 내 의지대로 행동했을 때만이 내 심장이 뛴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 내 시간에 길은 나 스스로 내겠다고 외친다. 너와 나 사이에 번져 가는 궁금 바이러스는 엉성하고 어설픈 것, 그렇지만 결코 뻔하지 않은 자기 삶을 발견하게 한다.
나는 내 생각이 없이 살아온 것 같았다.
이제 내 생각을 즐길 수 있었다.
혼자서 내 생각을 품고 있으면
빼앗겼던 내 생각을 도로 찾은 기분이었다.
얼굴에는 거드름 피운 시간의 흔적처럼
뾰루지가 여기저기 솟아났다.
― 「시간에 길을 내다」 부분